증여세 면제한도 형제 사이에서 놓치는 4가지

사무실에서 형제끼리 돈을 보낸 뒤 “가족인데 증여세가 나오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돈과 같은 기준으로 생각했다가 공제액을 잘못 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6년 기준, 국내 거주자가 형제자매에게 증여받을 때 적용할 수 있는 증여재산공제는 10년간 1천만원입니다. 이 금액은 형제 한 명마다 새로 주어지는 한도가 아닙니다.
1. 형제자매의 공제액은 10년간 1천만원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형제자매를 ‘그 밖의 친족’에 넣습니다. 이 범주에는 4촌 이내 혈족과 3촌 이내 인척이 포함되고, 증여받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공제 한도는 10년간 1천만원입니다. 흔히 말하는 ‘증여세 면제한도’가 이 금액입니다. 정확히는 증여재산에서 빼주는 금액이지, 1천만원을 넘는 순간 받은 돈 전액에 세금을 매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언니에게 현금 2천만원을 처음 받았다면 다른 공제나 과거 증여가 없다는 전제에서 1천만원을 공제하고 남은 1천만원이 과세표준입니다. 과세표준 1억원 이하의 세율은 10%이므로 산출세액은 100만원입니다. 기한 안에 신고해 신고세액공제 3%가 적용되면 납부할 세액은 97만원입니다. 반대로 처음 받은 돈이 800만원이라면, 이 사례에서는 공제 후 과세표준이 0원입니다. 다만 과거 10년의 증여 내역을 확인하기 전에는 ‘800만원이니까 무조건 세금이 없다’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2. 형제가 여러 명이어도 공제액을 각각 쓰지는 못합니다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동생이 언니에게 800만원, 오빠에게 700만원을 받았다면 어떨까요. 언니에게 받은 돈에 800만원의 친족 공제를 썼다면, 오빠에게 받을 때 같은 범주의 공제는 200만원만 남습니다. 오빠에게 받은 700만원 중 500만원에 대해 증여세를 계산하게 됩니다. 증여자가 두 명이라고 1천만원 공제도 두 번 생기는 구조는 아닙니다.
여기서 실무상 헷갈리는 규칙이 하나 더 있습니다. ‘10년간 공제액을 얼마나 썼는지’와 ‘과거 증여액을 이번 신고에 합산하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전자는 그 밖의 친족에게 받은 증여의 공제 사용 내역을 봅니다. 후자는 원칙적으로 같은 증여자로부터 증여일 전 10년 이내에 받은 금액이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지를 봅니다. 형제가 여럿인 집에서 이 두 계산을 섞으면 신고서 숫자가 틀어지기 쉽습니다.
또 10년은 달력상 ‘2026년부터 2035년까지’처럼 끊어 계산하지 않습니다. 증여받는 날을 기준으로 이전 10년을 거슬러 확인합니다. 예전에 받은 금액이 작거나 신고하지 않았더라도, 입금 내역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받기 전에 지난 10년간 누구에게 언제 얼마를 받았는지 먼저 적어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3. 송금 명목보다 돈의 실제 성격이 중요합니다
형제 사이 계좌이체에는 ‘빌린 돈’, ‘생활비’, ‘집 보증금’ 같은 메모가 붙습니다. 그런데 메모 한 줄로 세금 문제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빌린 돈이라면 차용증에 적은 상환일과 이자 조건뿐 아니라 실제 원금 상환 내역이 있어야 설명이 됩니다. 상환할 계획도 기록도 없는데 나중에 차용증만 작성하면 증여가 아니었다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생활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와 교육비 등에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규정합니다. 그렇다고 형제에게 보낸 돈을 모두 생활비로 볼 수는 없습니다. 실제 부양 필요가 있었는지, 받은 돈이 생활에 쓰였는지 등 사실관계를 봐야 합니다. 생활비 명목으로 받은 돈을 모아 투자하거나 주택 취득자금으로 썼다면 그 명목만 믿기 어렵습니다.
부모님 병원비를 한 형제가 먼저 내고 다른 형제가 자기 몫을 돌려주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누가 어떤 비용을 대신 냈는지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 영수증, 형제 간 비용 분담 내역, 송금 날짜와 금액이 이어져야 나중에 단순 증여와 구별할 수 있습니다. 가족 사이 거래일수록 당시 기록이 더 설득력 있습니다.
4. 신고기한과 증빙을 함께 챙겨야 합니다
증여세는 돈을 받은 사람이 신고합니다. 신고기한은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입니다. 가령 2026년 4월 15일에 현금을 받았다면 원칙적인 신고·납부기한은 2026년 7월 31일입니다. 기한의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 등에 해당하면 다음 날로 넘어갈 수 있으니 실제 날짜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고할 때는 받은 돈만 적기보다 증여자와의 관계, 지난 10년의 증여 내역, 이미 사용한 친족 공제액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계좌이체 확인증과 통장 거래내역, 가족관계를 확인할 자료도 보관합니다. 홈택스에서 과거 증여세 결정정보를 조회할 수 있지만, 신고하지 않아 조회되지 않는 증여까지 자동으로 찾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 송금 전: 받는 사람 기준으로 지난 10년의 친족 증여를 확인합니다.
- 송금할 때: 보낸 사람과 받은 사람, 날짜와 금액이 드러나게 거래합니다.
- 송금 후: 증여인지 대여인지 성격에 맞는 자료를 남기고 신고기한을 확인합니다.
세액이 0원으로 계산되는 증여라도 신고해 두면 당시 금액과 공제 사용 내역을 남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가 형제 간 송금에서 먼저 확인하는 것도 절세 방법보다 이전에 받은 돈과 이번 돈의 성격입니다. 그 두 가지가 분명해야 1천만원 공제도 정확하게 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