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면제한도 부모에게 받을 때 확인할 5가지

사무실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돈을 보내기 전 가장 많이 묻는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한테 5천만원, 어머니한테 5천만원 받으면 세금이 없죠?” 금액만 보면 맞을 것 같지만, 부모에게 받는 증여재산공제는 그렇게 계산하지 않습니다. 2026년 증여분 기준으로, 계좌이체 전에 확인할 다섯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1. 부모 각각 5천만원이 아니라 자녀 기준 5천만원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국내 거주자인 성인 자녀가 부모 등 직계존속에게 증여받을 때 적용하는 기본 공제는 10년간 합계 5천만원입니다. 미성년 자녀라면 2천만원입니다. 흔히 ‘증여세 면제한도’라고 부르지만, 정확히는 증여받은 재산에서 빼주는 공제액입니다.
예를 들어 2026년에 성인 자녀가 아버지에게 3천만원, 어머니에게 2천만원을 받았다면 다른 직계존속 증여가 없다는 전제에서 기본 공제 5천만원 안에 들어옵니다. 반면 아버지에게 5천만원을 받은 뒤 같은 해 어머니에게 다시 5천만원을 받으면, 어머니 몫에 별도의 기본 공제 5천만원이 생기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 받은 돈도 직계존속 공제 사용 내역을 확인할 때 함께 봐야 합니다.
2. 10년은 해가 바뀔 때마다 새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공제액은 증여받는 사람을 기준으로 이전 10년간 사용한 금액을 살펴봅니다. 작년 12월에 5천만원을 받고 올해 1월에 또 5천만원을 받았다고 해서 공제를 두 번 받을 수는 없습니다. ‘10년마다 5천만원’이라는 말 때문에 연도만 적어 두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각각의 증여일을 남겨야 계산이 됩니다.
여기서 공제 내역과 과거 증여재산을 합산해 세액을 계산하는 규칙은 구분해야 합니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증여일 전 10년 이내에 동일인에게 받은 증여재산의 과세가액 합계가 1천만원 이상이면 이번 증여재산에 더해 계산합니다. 이때 증여자가 직계존속이면 그 배우자도 동일인에 포함됩니다. 여러 차례 나눠 보냈다면 부모 두 분의 이체 내역을 날짜순으로 놓고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3. 혼인·출산 때는 추가 공제 조건을 따져야 합니다
2026년 기준으로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에 직계존속에게 증여받으면 기본 공제와 별도로 최대 1억원의 혼인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자녀의 출생일이나 입양일부터 2년 이내에 받는 증여에도 출산 관련 공제가 적용됩니다. 다만 혼인 공제 1억원과 출산 공제 1억원을 각각 더해 2억원으로 쓰는 구조는 아닙니다. 두 공제를 합한 한도는 1억원입니다.
성인 자녀가 이전 10년간 기본 공제를 쓰지 않았다면, 요건을 충족하는 직계존속 증여에 기본 공제 5천만원과 혼인·출산 공제 최대 1억원을 함께 적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하면 무조건 1억5천만원까지 된다’고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받은 증여, 혼인신고일 또는 출생일, 실제 입금일을 맞춰 봐야 합니다. 특히 결혼식 날짜가 아니라 혼인신고일이 기준이라는 점에서 실수가 납니다.
4. 생활비라는 이름보다 실제 사용처가 중요합니다
부모가 부양이 필요한 자녀의 생활비나 교육비를 통상 필요한 범위에서 부담하는 경우에는 비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비라고 적어 송금한 돈을 자녀가 모아 주식이나 주택 구입 자금으로 썼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국세청도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와 교육비를 비과세 항목으로 안내합니다. 명목 하나로 모든 송금을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세보증금이나 주택 계약금을 부모가 대신 냈을 때도 자금이 누구의 재산이 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빌린 돈이라면 차용증만 작성하고 끝내지 말고, 실제 상환 일정과 이체 내역까지 남겨야 합니다. 사무실에서는 계약서에 적힌 자금 출처와 통장 흐름이 서로 다른 사례를 자주 봅니다. 그때는 오래된 송금의 성격부터 다시 설명해야 해서 시간이 더 걸립니다.
5. 세금 계산 전에 증빙과 신고 날짜를 잡으세요
현금 증여라면 증여자와 수증자 명의가 보이는 이체 내역, 증여일과 금액을 적은 증여계약서, 과거 10년간 받은 내역을 함께 보관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혼인·출산 공제를 적용한다면 혼인관계증명서나 가족관계 관련 서류도 챙깁니다. 현금이 아닌 재산은 평가 문제가 따로 생길 수 있으니, 이 글의 현금 사례처럼 금액만 빼서 판단하면 안 됩니다.
국세청이 안내하는 일반적인 증여세 신고·납부 기한은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입니다. 가령 2026년 4월 10일에 증여받았다면 통상 2026년 7월 31일까지입니다. 기한의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 등에 해당하면 다음 날로 밀릴 수 있습니다. 공제를 적용해 낼 세금이 없더라도, 이후 증여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번 송금의 날짜와 금액을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주는 돈이라 괜찮겠지 싶어 이체부터 하는 일이 많습니다. 저는 그 전에 자녀가 지난 10년간 누구에게 얼마를 받았는지 한 장에 적어 보라고 합니다. 그 기록이 있어야 공제액도, 신고할 금액도 틀리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