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면제한도 상향 전에 확인할 5가지

얼마 전 상담에서 “상속세 면제한도가 올랐으니 집 한 채는 걱정 없죠?”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상속세 면제한도 상향 소식은 자주 들리지만, 법이 바뀌었다는 말과 개정안이 나왔다는 말은 다릅니다. 신고할 때는 사망일에 적용되는 규정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2026년 10월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일괄공제는 5억원입니다. 배우자 상속공제는 일정 요건 아래 최소 5억원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상속세 면제한도 10억원’은 이 두 공제를 더해 설명한 금액이지, 모든 상속에 적용되는 단일 면제한도는 아닙니다.
1. 상향 소식보다 시행된 법을 먼저 봅니다
상속세 공제를 높이자는 제안이 나오면 제목에는 큰 금액이 먼저 실립니다. 그런데 발의된 법안, 정부가 발표한 개정안, 국회를 통과해 시행된 법은 서로 다릅니다. 사무실에서도 기사에 적힌 금액을 그대로 신고서에 넣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답은 상속이 시작된 날, 즉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의 적용 법령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2026년 상속분을 검토한다면 현재 시행 중인 일괄공제 5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나중에 법이 바뀌더라도 시행일과 적용 대상을 확인하기 전에는 올해 상속분에 미리 적용할 수 없습니다. ‘상향 예정’이라는 표현만 보고 재산 분할이나 신고를 미루는 일은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2. 일괄공제 5억원과 자녀 공제를 더하지 않습니다
일괄공제는 기초공제 2억원과 그 밖의 인적공제를 합한 금액, 그리고 5억원 중 큰 금액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자녀 공제는 자녀 1명당 5천만원이지만, 일괄공제 5억원에 자녀 공제를 다시 얹는 구조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성인 자녀가 2명이라면 기초공제 2억원과 자녀 공제 1억원을 합쳐 3억원입니다. 이 경우 일괄공제 5억원이 더 큽니다. 반대로 가족 구성에 따라 기초공제와 인적공제의 합계가 5억원을 넘는다면 그 금액을 검토합니다. 가족관계증명서로 상속인 관계를 확인하고, 미성년자나 장애인 등 추가 인적공제 대상이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다만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에는 일괄공제를 적용할 수 없다는 예외가 있습니다. 상속인이 누구인지, 실제 분할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빼고 ‘기본 5억원’이라고 말하면 계산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3. 배우자가 있으면 10억원까지 무조건 면제될까요
배우자가 생존해 있고 자녀와 함께 상속받는 일반적인 사례에서는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 상속공제 최소 5억원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0억원이라는 숫자가 자주 등장합니다. 하지만 상속세는 상속재산의 평가액에서 채무 등을 반영하고, 일정 기간 안에 증여한 재산도 더해 계산합니다. 공제액에도 적용 한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와 성인 자녀가 있는 가족이 시가 9억원인 아파트와 예금만 상속받고, 합산할 사전증여나 다른 조정 항목이 없다면 두 공제로 상속세 과세표준이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집이라도 사망 전 자녀에게 증여한 돈이 있거나, 아파트의 인정 시가가 생각보다 높다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공시가격이나 가족이 예상한 매매가격만으로 세액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배우자가 실제로 5억원 넘게 상속받아 그만큼 공제받으려면 법정상속분 등에 따른 한도와 재산 분할 요건도 확인해야 합니다. ‘배우자 공제 최대 30억원’이라는 문구를 보고 배우자에게 재산을 몰아주기만 하면 30억원을 전부 공제받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분할 사실을 기한 안에 신고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협의분할서와 등기 자료를 남겨 두는 게 좋습니다.
4. 계산을 바꾸는 것은 사전증여와 증빙입니다
상속인에게 사망 전 10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5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세 계산에 다시 합산합니다. 증여세를 이미 신고했더라도 확인 대상입니다. 국세청이 제공하는 사전증여 결정정보를 조회할 수 있지만, 조회되지 않는 증여까지 빠짐없이 확인해야 합니다.
채무도 말로만 설명해서는 공제받기 어렵습니다. 대출 잔액증명서, 이자 납부 내역, 계약서처럼 사망 당시 실제 채무였다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가족 사이에서 빌렸다는 돈은 차용 경위와 상환 기록이 특히 중요합니다. 장례비 지출 내역, 예금 잔액, 보험금, 부동산 관련 자료도 한 번에 모아 두면 누락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이 10억원 아래라고 신고 검토를 아예 건너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과세가액을 만드는 과정에서 빠진 재산이나 사전증여가 발견되면 처음 예상한 금액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저는 공제 금액을 계산하기 전에 재산과 채무 목록부터 맞춥니다.
5. 신고기한은 사망한 달의 말일부터 셉니다
상속세 신고기한은 일반적으로 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입니다. 예를 들어 2026년 5월 12일에 사망했다면 2026년 11월 30일이 신고기한입니다. 피상속인이나 상속인 전원이 국외에 주소를 둔 경우처럼 기한이 달라지는 사안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족 간 분할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고 이 기한이 자동으로 늦춰지지는 않습니다. 부동산 평가와 금융자료 발급에도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공제를 받으려면 배우자 상속재산의 분할과 신고 기한을 따로 챙겨야 합니다.
상속세 면제한도 상향을 기다리는 동안 가장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일은 현재 적용되는 연도의 법으로 계산하고, 재산·증여·채무의 근거를 남기는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큰 공제 숫자 하나보다 빠진 예금 한 건, 확인하지 않은 증여 한 건이 신고 결과를 더 자주 바꿉니다.
